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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칸 영화제, 한국영화 12년 만에 전멸…'8번 출구'가 보여준 위기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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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2년 만에 칸에서 사라지다 — ‘8번 출구’가 대신한 자리

2025년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전 세계 영화인이 주목하는 이 무대에서 한국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성적 부진이 아닙니다.
경쟁 부문은 물론, 미드나잇 스크리닝, 감독주간, 비평가주간 등 모든 섹션에서 한국영화가 자취를 감췄다는 것은 명백한 위기의 신호입니다.


🎬 미드나잇 스크리닝의 공백… 그 자리를 대신한 일본 영화

특히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의 공백은 뼈아픕니다.
이 부문은 액션, 스릴러, 누아르, 호러 등 장르적 개성이 강한 영화들이 초청되는 섹션으로,
그간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여온 무대였습니다.

한국영화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주요 초청 이력:

  • 2008년 나홍진 감독 ‘추격자
  • 2016년 연상호 감독 ‘부산행
  • 2017년 ‘불한당’, ‘악녀
  • 2019년 ‘악인전
  • 2022년 ‘헌트
  • 2023년 ‘탈출: 사일런스 프로젝트

그러나 올해 그 자리는 일본 영화 ‘8번 출구’가 대신했습니다.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대중성과 장르적 실험성 모두를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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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이후의 그림자, 장르 실종의 한국영화

한국영화의 위기는 팬데믹 이후 계속 언급돼 왔습니다.

  • 제작·투자 위축,
  • 극장 중심에서 OTT로의 전환,
  • 리스크 회피를 위한 안전한 서사 반복...

이런 구조는 한국영화의 장점이었던 ‘장르 실험’과 ‘창의적 도전’을 약화시켰습니다.

반면, 일본영화는 과감한 원작 활용과 형식 실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은 최근 칸에서 굵직한 성과를 연이어 거두고 있습니다:

  • 76회 칸: ‘괴물’ 각본상(사카모토 유지), ‘퍼펙트 데이즈’ 남우주연상(야쿠쇼 코지)
  • 78회 칸: ‘8번 출구’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 ‘르누아르’ 경쟁 부문, ‘창백한 언덕 풍경’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

‘기생충’이 전 세계의 찬사를 받던 때, 우리는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중심에서 밀려나는 현실을 직시할 시점입니다.

우리가 자랑하던 ‘장르영화’조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면,
이제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있는가?
  • 산업 구조는 실험을 허용하는가?
  • 관객은 안정을 원하는가, 새로움을 원하는가?

★ 블로거의 한마디

지금 한국영화계에 필요한 건 반성만도, 낙담도 아닙니다.
위기의 징후를 읽고,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용기입니다.

세계는 여전히 새롭고 대담한 영화들에 문을 열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문을 다시 두드릴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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